제목   |  한어수평고시 인터넷 기반 평가(HSK-iBT), 내달 첫 시행 작성일   |  2012-02-20 조회수   |  191388

한어수평고시 인터넷 기반 평가(HSK-iBT), 내달 첫 시행

'한어병음타자 방식' 실수 줄여
작문·듣기영역 점수 향상 기대

중국인이라면 누구나 하고 싶어 하지만 누구도 하지 못하는 게 세 가지 있다. 중국 전역 돌아보기, 중국 음식 다 먹어보기, 그리고 모든 한자 배우기가 그것. 중국인 사이에서 흔히 전해지는 우스갯소리지만 중국어를 공부하는 외국인 입장에선 마냥 농담으로만 넘기기 힘들다. 한자를 정확하게 외워 써야 하는 한어수평고시(HSK) 응시자들에겐 더더욱 그렇다. 하지만 이제 이 같은 걱정을 한시름 덜 수 있게 됐다. 온라인 기반의 HSK-iBT(internet-based testing)가 올해 국내에서 전면적으로 시행되기 때문이다.

국내 첫 HSK-iBT 시험은 다음 달 18일 치러진다. HSK-iBT는 기존 시험과 내용·급수 등 모든 면에서 동일하다. 유일한 차이는 시험을 치르는 수단이 컴퓨터란 점뿐이다. HSK-iBT 한국 공식 시행기관인 한국당풍을 이끌고 있는 고광모 대표는 "시험 방식이 iBT로 바뀌면 작문이나 듣기영역에서 이전보다 높은 점수를 노릴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HSK-iBT에선 작문영역 문항을 풀 때 한자를 직접 쓰는 대신 한어병음타자(pinyin) 방식을 이용한다. 컴퓨터로 발음기호를 입력해 한자를 찾아 쓰기 때문에 빠르고 정확한 입력이 가능하다. 실제로 지난해 9월 시범 시험을 치른 반주완(28)씨는 "지필고사 작문영역에서 한자가 정확히 기억나지 않아 당황하곤 했는데, iBT 방식에선 한자를 찾아 쓸 수 있어 한층 수월했다"고 말했다.

듣기 영역에서도 iBT 특유의 장점이 드러난다. 응시자가 전체 스피커가 아닌 개인 헤드셋으로 듣기 영역 문항을 풀 수 있어 잡음이 덜하고 집중도도 높아지는 것. 문제별 할당 시간을 확인할 수 있어 전체 시험 시간을 효과적으로 활용하게 됐다는 점도 눈에 띈다.

물론 온라인 기반 시험이 지닌 일부 문제는 여전히 남아 있다. 시험 중 발생하는 갑작스러운 정전이나 응시자 개개인의 컴퓨터에 예기치 못하게 생기는 고장 사태 등이 대표적 예. 하지만 고 대표는 "사안별 대응 매뉴얼을 작성, 응시자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각별한 주의를 기울일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HSK-iBT 주최 측은 시험 도중 응시자 개인 컴퓨터에 이상이 생기면 초시계를 이용, 결손 시간을 보전해준다. 또한 문제 해결에 시간이 다소 오래 걸리더라도 고사장 내에 마련된 예비 컴퓨터로 시험을 계속 치를 수 있게 해준다.

HSK는 중국 교육부령에 따라 시행되는 중국 정부 유일의 국제중국어능력 표준화 국가고시다. 중국 국가 대외중국어지도사무국에선 최근 몇 년간 시행한 국제 언어 테스트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지난 2010년 6월부터 HSK-iBT를 실시해 왔다.

한국당풍은 응시생들이 달라진 시험 방식에 빨리 적응할 수 있도록 오는 5월부터 연말까지 본시험과 동일한 형식의 모의고사 문제를 공식 홈페이지(www.tanghsk.net)에 무료로 탑재할 계획이다